김세현(주거환경학 2021)
해외에서는 어떻게 공부하고 우리학교와 다른 점은 무엇일지 항상 궁금했다. 이를 직접 보기 위해 준비를 했고, 전공과 관련 있는 부동산, 건축 관리를 공부할 수 있는 교환학생 기회를 마침내 얻었다. 지난 1월 11일 설렘을 안고 영국의 리버풀 존 무어스 대학으로 향하는 비행기를 탔다.
▲ 한 학기동안 같이 생활하는 Flat 71 플랫메이트들의 모습이다 (맨 왼쪽이 필자)
영국인들 사이, 혼자 교환학생
영국에서 초기에 적응해야 했던 것은 강의 듣기였다. 파견국 사용 언어가 영어가 아닌 곳은 교환학생을 위한 수업을 따로 열어주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영어를 사용하는 영국은 교환학생끼리 듣는 수업이 따로 열리지 않았고, 재학생과 함께 정규 수업을 들어야 했다.
영국 내에서도 알아듣기 힘들다고 유명한 리버풀 악센트와 영국인 친구의 대화 속도를 따라잡기 위해 힘들어도 이겨내는 수밖에 없었다. 하루는 교수님이 조를 정해 주면서 조원과 건물 결함 종류를 구분하는 방법을 대화해보라고 하셨다. 조원들은 모두 영국 학생이었지만 그나마 익숙해진 리버풀 악센트를 사용해서 노력하면 알아들을 수 있었다. 그러나 한 친구의 말만 계속해서 알아들을 수 없었다.
몇 번은 눈치로 이해하는 척했지만, 수업 내용을 이야기하는 만큼 대화에 제대로 참여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안하지만 조금만 천천히 이야기해 줄 수 있냐고 물어봤다. 친구는 오히려 미안하다며 중간중간 대화를 이해하는 데에 문제가 없는지도 물어보며 신경 써줬다.
학기 초반에는 영어로 수업을 들어야 한다는 그 자체만으로 힘든 부분이 많았다. 그러나 배려해 주는 친구 덕에 의지할 사람도 생기고, 교수님에게 도움도 받으면서 지금은 영어로 공부하는 부담이 거의 없어졌다.
▲ 학교 행사에서 영국인 친구와 찍은 인생네컷 (왼쪽이 필자)
낯선 해외기숙사 생활
우리학교 기숙사와 제일 다른 영국 기숙사의 특징은 남녀를 구분 짓지 않고 기숙사를 배정한다는 점이다. 기숙사는 Flat(플랫)이라는 단위로 묶이는데, 한 플랫 당 5~7명 정도가 배정되고 플랫 메이트와 주방, 거실, 화장실을 공유한다. 침실은 혼자 사용하는 것이 기본이기에 대부분 혼성 플랫으로 구성된다.
낯설고 신기한 기숙사 배정 시스템은 기대 반 걱정 반이었던 나에게 유독 새롭게 다가왔다. 우연히도 현재 생활하고 있는 기숙사는 교환학생끼리 플랫을 구성해 줘 5명의 여자 교환학생과 함께하게 됐다. 미국, 독일, 프랑스, 중국에서 온 친구로 모두 다른 나라에서 왔다. 그렇기에 문화 차이는 물론 맞춰야 하는 부분이 계속해서 나타난다.
하지만 플랫 메이트와 음식을 만들어 공유하고, 플랫 나이트(Flat Night)를 만들어 영화관이나 클럽도 같이 간다. 또한 이웃 플랫과도 함께 시간을 보내며 추억을 하나하나 쌓아가고 있다. 이 순간이 교환학생의 묘미이자 낯선 생활에 쉽게 적응하도록 도와줬다.
새로움의 파도 속
낯선 영국 생활 속 기숙사 생활과 수업만으로도 하루하루가 새롭다. 그러나 이 두 가지 외에도 끊임없는 대화, 클럽과 파티, 교환학생 모임은 외국인과 생활하고 있음을 느끼게 해주는 순간이다.
매주 열리는 교내 행사와 동아리 모임들, 리버풀대학교와 매년 리버풀 타이틀을 두고 벌이는 스포츠 대회, 학년말에 열리는 동아리 시상식과 같은 큰 행사에 참여하면서 경희대가 아닌 다른 학교에서 학기를 보내고 있음을 느끼곤 한다. 언어 장벽, 문화 차이로 겪었던 어려움도 적지 않지만 그럼에도 교환학생을 하면서 얻는 의미들을 깨달으며 뿌듯하고 내일이 기대되는 날들을 보내고 있다.
▲ International student 행사로, 교환학생과 유학생이 모여서 진행했던 Quiz Night 행사
영국 생활도 이제 4개월이 지나가고 있다. 교환학생을 고민하는 누군가에게 후회해도 해봤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남기고 싶다. 외로움, 한국에 대한 그리움, 어쩔 수 없이 느껴지는 언어 장벽, 문화 차이, 인종차별을 못 느낄 수는 없다. 낯선 곳에서 새로운 시작을 하는 것은 큰 도전이고, 누군가는 경험하지 않아도 될 일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해외 생활에서 드는 여러 생각, 다양한 문화, 도전 등 이것만으로도 교환학생을 떠나기엔 충분하다. 앞으로도 몇 번의 장애물과 우여곡절이 있겠지만 그 안에서 얻는 의미를 찾으려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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