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울캠퍼스(서울캠) 쓰레기 처리 과정에 참여하는 노동자들이 인력난과 업무 과중 등의 문제에 신음하고 있다.
쓰레기 처리 과정에 참여하는 노동자는 각 건물을 담당하는 청소노동자와 미술대학(미대) 옆 분리수거장을 담당하는 현장 인력이다. 현재 서울캠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는 미대 옆 분리수거장을 거쳐 외부로 배출된다. 그러나 분리수거 필요성에 대한 구성원의 부족한 인식으로 청소노동자가 건물 내 쓰레기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고 분리수거장의 현장 인력 또한 쓰레기 처리량에 비해 고질적인 인력 부족 문제를 겪고 있다.
일부 청소노동자
업무 경계의 모호함 토로
지난 2021년부터 각 건물에는 배출자가 직접 분리수거를 할 수 있도록 종류별로 분류된 쓰레기통이 비치돼 있다. 종량제 봉투 사용을 줄이기 위함이었지만 다수의 쓰레기가 제대로 분류되지 않고 있다. 분류되지 않은 채 버려진 쓰레기는 각 건물을 담당하는 청소노동자가 간단한 분류 작업을 거치거나, 상황에 따라 그대로 건물 밖으로 봉투째 옮겨진다. 이어 쓰레기차가 각 건물의 쓰레기봉투를 수거해 미대 옆 분리수거장으로 옮긴다.
분리수거장에서는 한데 모인 쓰레기봉투를 다시 열어 폐기물, 종이류, 병류, 플라스틱류, 캔류로 구분한다. 해당 과정에서 현장 인력은 무작위로 버려진 각종 쓰레기와 음식물 쓰레기를 수작업으로 분류한다. 그리고 분리수거장에서 분류를 마친 쓰레기와 폐기물은 외부 지역 폐기물처리장으로 배출된다.
▲ 청소노동자들은 “쓰레기에서 발생하는 액체를 또다시 치워야 하는 복잡한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처리와 분류만 잘해달라”고 교내 구성원들에게 당부했다. (사진=김동희 기자)
하지만 이러한 처리 방식 변화에 청소노동자의 업무 부담이 가중됐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청소노동자들은 건물 청소 및 쓰레기 배출이라는 본래의 업무에 쓰레기 분리수거라는 업무가 추가된 것이나 다름없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청소노동자 A 씨는 “내용물이 든 채로 버려지는 음료 컵이 정말 많다”며 “쓰레기봉투 밖으로 새어 나오기 때문에 우리가 치워야 한다”는 고충을 토로했다. 이어 “건물별로 분리수거를 하라는 지시가 있긴 했지만 우리는 계약서상에서도 미화 노동자에 해당하기 때문에 분리수거를 하려면 분리수거 인원을 따로 고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청소노동자 B 씨는 “예전에는 미대 옆 쓰레기장에서 모든 분리수거가 이뤄졌는데 지금은 각 건물에서도 추가적으로 분리수거를 하게 됐다”며 “이렇게 하려면 증원이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니냐”며 강하게 비판했다.
음식물 쓰레기를 분리하지 않고 배출하는 문제 역시 청소노동자의 골칫거리다. 특히 일부 공간을 외부인에게 대여하고 있는 청운관은 심각하다. 청운관 청소노동자 D 씨는 “주말에 청운관을 이용한 외부인이 반도 먹지 않은 일회용 도시락을 쓰레기통에 그대로 버렸다”는 관련 경험을 밝혔다. 이어 “이런 경우에는 하나하나 꺼내 처리하기 어렵기 때문에 쓰레기가 그대로 옮겨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미대 옆 분리수거장도
인력난으로 몸살
분리수거장 현장 인력 또한 고질적인 인력난 문제를 토로하고 있다. 현재 분리수거장에서 근무하는 인원은 3~4명이다. 4년째 분리수거장에서 근무 중이라는 노동자 D 씨는 “환경도 지저분하고 업무 강도도 높아서 애초에 지원하는 인력이 많지 않다”며 “들어온다고 해도 1년 또는 그보다 적은 기간조차 채우지 못하고 관두는 동료가 많다”고 말했다.
이와 같은 인력난에는 나이 제한과 임금도 원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분리수거장 노동자의 정년은 만 70세로, 70세가 되면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일을 할 수 없게 된다. 또한 노동자가 받는 임금은 최저 임금이다. 이와 관련해 D 씨는 “특히 코로나 이후 들어오는 사람이 없다”며 “지저분하고 일도 힘든데 젊은 사람들이 최저 임금을 받고 여기에 들어오고 싶겠냐”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어 “근무 경력이 짧거나 없는 근무자들과 함께 일하다 보니 작업이 원활치 못한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D 씨 역시 정년을 이유로 지난해를 마지막으로 분리수거장에서의 근무직을 내려놓을 예정이다.
우선돼야 하는 건
‘시민의식 개선과 실천’
결국 자체적인 분리수거 의식 확대와 시각적으로 분명한 분리수거통의 설치가 현실적인 대안이다. 이를 통해 분리수거가 원활하게 이뤄진다면 추가적인 분리수거 업무로 인한 인력난은 줄어들 전망이다. 특히 청소노동자 대부분은 공통으로 ‘음식물 쓰레기’를 고질적인 문제로 꼽고 있었다. 교내 대부분 건물에는 한두 개의 음식물 쓰레기통이 설치돼 있다. 그러나 구성원은 음식물 쓰레기통의 존재 여부조차 알지 못한 상황이다.
▲ 청소노동자들은 “쓰레기에서 발생하는 액체를 또다시 치워야 하는 복잡한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처리와 분류만 잘해달라”고 교내 구성원들에게 당부했다. (사진=김동희 기자)
청운관의 경우 음식물 쓰레기통이 6층에 자리 잡고 있어 건물을 이용하는 사람이 알기 어렵다. 오비스홀 역시 4층 교수 연구실 앞의 구석 한편에 자리 잡고 있어 건물 이용자들이 잘 알지 못한다는 사실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정경대 역시 음식물 쓰레기통이 2층에 위치해 있지만 안내가 부족했으며. 청운관 6층에 위치한 음식물 쓰레기통은 별도의 안내 없이 파란색 쓰레기통만이 놓여있는 모습이었다.
총무관리처 총무팀은 “음식물 쓰레기통 설치와 관련해 개수를 얼마든지 늘릴 수는 있지만 냄새 문제가 있어서 최소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더해 음식물 쓰레기통 설치를 늘릴 경우 환경미화 노동자들의 또 다른 업무량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염려되기에 섣부른 실행은 어려운 실정이다.
한편 분리수거 쓰레기통 역시 가시성 및 체계성을 보완할 필요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오비스홀 2층 입구에 설치된 쓰레기통은 종이류, 플라스틱류 등과 같이 종류별로 구분되긴 했으나 각 쓰레기통의 종류가 명확히 표기되지 않았으며 모두 비슷한 모양과 색깔의 쓰레기통으로 한눈에 구분하기 어려웠다. 이와 관련해 오비스홀 청소노동자 E 씨는 “지금은 그냥 까만 큰 통에 휙 넣는 경우가 많아 분리수거가 잘 안되는 것 같다”며 “분리수거를 위해서는 어떤 종류의 쓰레기를 버리는 것인지 제대로 알 수 있도록 틀이 잡힌 쓰레기통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밝혔다.
교내 쓰레기 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크고 작은 문제들의 근본적인 실마리는 교내 구성원의 분리수거에 대한 시민의식 증대에 있다. 익명의 제2노조 관계자는 “결국 중요한 것은 이용하는 사람들이 쓰레기를 잘 분리해 주는 실천”이라고 전했다. 재학생을 대상으로 한 분리수거 홍보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과거에는 시민교육(현 세계와 시민) 과목을 수강하는 학생, 학생회, 동아리와 환경에 대한 토론도 진행했고, 학생들이 직접 청소해 보는 체험도 하면서 학생들과 소통했었는데 지금은 전혀 소통이 없어 안타깝다”며 “학생들과 소통이 되면 지금보다 분리수거가 훨씬 잘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제언했다.
김동희 기자 kdh0626@khu.ac.kr
임주양 기자 0816wndid@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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