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은 ‘슈퍼 선거의 해’로 전망된다. 전 세계 76개국에서 선거가 치러지며 선거에 참여하는 인구도 40퍼센트에 육박한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우리학교도 그 흐름을 같이하는 듯하다. 지난 8일, 지난해부터 이어진 총장 선임 과정이 마무리됐다. 올해는 새 총장과 함께 출발하는 해다.
제17대 총장으로 선임된 김진상 교수는 내달 14일부터 임기를 시작한다. 김 교수는 후보자 시절 ‘전략적 경영’, ‘교육과 연구를 통한 문화세계의 창조’, ‘경희 르네상스를 위하여’를 골자로 한 비전과 주요 정책을 법인에 어필했다. 임기 시작까지 한 달 가량 남은 지금, 김 교수는 자신의 비전을 구체화하는 시간을 가질 것이다.
우리신문은 전화와 메일로 구성원에게 새 총장에 바라는 점을 물었다. 응답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는 ‘소통’이었다. 답변 대부분에서 총장이 구성원을 이해하고 구성원이 학교에 바라는 점을 실현하는 길은 소통이라고 보고 있었다. 이들은 형식적인 자리여도 소통하는 자리를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기적인 대화, 격식 없는 수시 만남을 말하기도 했다.
소통은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다. 총장은 구성원과의 소통을 주된 채널로 삼아 학교에 산재한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 캠퍼스 곳곳, 노후한 건물과 시설에서 교육과 노동이 이뤄지고 있다. 겉으로 보이는 환경 개선뿐만 아니라 연구 시스템도 더욱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양 캠퍼스의 괴리를 줄이고 학생이 느끼는 불편을 해소하는 데에 집중하라는 요구 역시 잇따랐다.
다만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해결책을 내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다양한 구성원이 존재하는 학교에서 모두의 의견이 일치할 수 없어서다. 한 응답자가 직원 임금인상률을 물가상승률 혹은 공무원 임금상승률에 비례하게 보장하라고 주장한 반면, 다른 응답자는 총장이 목표하는 사업을 실현하기 위해 뒷받침돼야 할 재정 상황을 우려했다. 등록금이 수년째 동결돼 수입이 한정적이며 4년이라는 임기 제한이 있는 상황에서 이상을 완벽하게 실현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다만 그 과정에서 구성원과 자주 만나 진행하는 하향 소통, 의견 수렴 등 상향 소통은 구성원을 이해시키는 열쇠가 될 것이다.
소통은 선임 과정에서 생긴 잡음을 최소화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구성원 직접 투표가 사라지고 참여가 축소되며 총장 선임제가 이사회가 원하는 사람을 임명하기 위한 형식적인 절차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나왔다. 우리신문 기사 댓글에도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법인 산하에 있는 학교라 이사회가 결정하는 것이 문제없다는 의견과 학원의 민주화라는 창학정신을 거스르고 있다는 의견이 팽팽히 대립했다. 구성원이 선임 과정에 완벽하게 수긍하지 못한 것은 그 과정에 따라 임명된 총장을 신임하는 문제로 귀결될 수 있다. 구성원 의견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는 신호를 전하는 것이 신뢰를 획득하는 가장 강력한 방법이 되지 않을까.
영국의 유력지 <가디언>은 올해를 ‘민주주의의 슈퍼볼’이라 칭했다. 세계 각국에서 선거가 치러지는 상황을 미국 최대 스포츠 이벤트에 비유했다. 총장, 국제캠 학무부총장, 총학생회가 새롭게 등장한 2024학년도의 우리학교에서 ‘슈퍼볼’은 이제 끝났다. 남은 것은 ‘민주주의’다. 구성원과 소통해야 할 총장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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