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여전히 어두운 동대문구의 밤, 범죄 배경으로 인식돼, 회기역 인근, 9등급 수준 ‘성폭력 범죄 주의’ 구간
※ 동대문구 3개 학보사 연합취재단
이지수(대학주보) 기자 ssu1404@khu.ac.kr
김동희(대학주보) 기자 kdh0626@khu.ac.kr
조수빈(외대학보) 기자 05subin@hufs.ac.kr
지유솔(외대학보) 기자 07yusol@hufs.ac.kr
신연경(서울시립대신문) 기자 yeonk486@uos.ac.kr
# 연이은 ‘묻지마’ 범죄로 사회적 불안감이 고조된 최근, 대학가와 이를 중심으로 한 자취촌 역시 자유롭지 못하다. 낮 동안 젊음의 활력이 요동치는 이곳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밝은 곳인 동시에, 해가 그 모습을 감추고 어둠이 드리우면 가장 어두운 곳이 된다. 우리학교, 한국외국어대학교(한국외대), 서울시립대학교(시립대)가 위치한 동대문구의 사회 안전망은 과연 안녕할까. 동대문구 3개 학보사(대학주보, 외대학보, 서울시립대신문) 연합취재단은 ▲이문동 ▲전농동 ▲청량리 ▲회기동 ▲휘경동을 중심으로 동대문구 3개 대학가 치안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부터 대응 방안까지, 대학가 치안의 현주소를 살펴봤다.
동대문구 대학가
당신의 자취방은 안전한가요?
낙후된 동네 분위기, 범죄 예방 시설 및 시스템 부족, 어두운 길, 대학가 특성상 존재하는 많은 술집 등으로 동대문구 대학생 자취촌 치안 문제가 계속해서 대두되고 있다.
동대문구에는 세 개의 대학이 인접하게 자리하고 있다. 우리학교와 한국외대가 서로 후문을 맞댄 채 위치하고 있고, 회기역을 사이에 두고 시립대와 마주 보고 있다. 세 개의 대학이 인접하다 보니 각 대학이 설립된 시점부터 자연스레 대학생 자취촌이 형성됐고, 지금도 많은 대학생이 동대문구 회기동, 이문동, 휘경동, 전농동, 청량리동에 거주하고 있다. 또한 자취촌 특성상 1인 가구 수도 많다. 지난 2021년 기준 동대문구 1인 가구 수는 6만 5,290가구로, 서울시 전체 자치구의 평균 1인 가구 수인 5만 9,596가구를 능가한다. 이는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9번째로 많은 수준이다.
연합취재단은 생활안전지도에서 최근 1년간 5대 범죄(강도, 성폭력, 폭행, 절도, 살인) 발생 현황을 밀도분석 해 10등급으로 표현한 「범죄주의구간-성폭력」을 살펴봤다. 등급 숫자가 높을수록 위험 지역을 의미한다. 회기역 인근은 번화한 역 앞임에도 9등급 수준의 ‘성폭력 범죄 주의’ 구간이었다. 외대앞역 큰길가는 치안 안전시설이 전무했으며 8등급 구간이 존재했다. 청량리역 인근 지역은 8등급에서 10등급에 달했으며, 역사 근처에서 성폭력 범죄 주의 구간 범위가 넓게 분포하고 있었다.
대학가 자취촌 치안 문제 발생 원인은 초기 도시 형성 과정을 살펴보면 알 수 있다. 많은 대학이 위치한 동대문구 지역은 거주지가 형성된 후, 형성된 자취촌을 따라 길이 생겼다. 시립대 도시공학과 남진 교수는 “도시가 계획된 후 건물이 만들어진 게 아니라 필요에 의해 사람이 살기 시작하고, 필요에 의해 길을 확보하다 보니 골목길이 많고 구불구불한 환경이 됐다”고 설명했다. 대학가 주변에 골목이 많고 으슥한 것 또한 오래전 대학이 자리를 잡고 그에 따라 학생이 모여 대학가 자취촌이 생성됐기 때문이다.


생활안전지도에서 시·도, 시·군·구 별로 1~5등급 부여한 현재 동대문구의 「생활안전지수」는 2등급이다. 이때 「생활안전지수」는 「지역안전지수」의 세부 지수로, ▲인구 만 명당 생활안전관련 구급 건수 ▲공공질서 및 안전예산 지출액 비율 ▲인구 만 명당 생활안전 관련 안전신문구 신고 건수 등을 산출 가중치로 둔다. 동대문구는 3등급이었던 지난 2018년을 이래로 2022년까지 2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등급 숫자가 낮을수록 안전한 지역임을 의미하기에 동대문구는 2018년 이후 생활안전 부문에서 소폭 개선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대학가 범죄 근절을 위한 시설 보완은 여전히 미흡하다.
시립대 후문은 큰길을 제외하면 유동 인구가 적어 조용하고, 골목마다 가로등이나 보안등이 없어 조도가 낮다. 우리학교와 한국외대 정문 자취촌은 번화가와 붙어 있어 취객이 많은 상황이다.
낙후된 건물이 밀집해 있다는 점 또한 문제다. 생활안전지도의 「노후건물정보」에 따르면 동대문구에 남아 있는 30년 이상 연식의 노후 건물은 ▲이문동 3,416개 ▲전농동 2,482개 ▲청량리동 1,064개 ▲회기동 705개 ▲휘경동 1,054개로 총 8,721개에 달했다.
동 별로 살펴보면 회기동의 30년 이상 노후 건물 수는 705개다. 전체 건물 수 대비 30년 이상 노후건물의 비율은 61%에 달한다. 이문동과 휘경동의 전체 건물 대비 노후건물 비율은 각각 65%, 59%로 회기동과 비슷한 수준이다. 특히 청량리동과 전농동의 경우 각각 전체 건물의 71%, 70%가 노후 건물인 것으로 파악돼 상대적으로 높은 노후 수준을 보이고 있었다.
특히 동대문구는 구도심이라는 특성상 재개발이 시작되거나 이뤄질 예정인 곳이 많아 공사장 등 우범지대가 곳곳에 자리 잡고 있다. 실제로 동대문구 갑 지역에서만 24군데가 재개발을 진행 중이다.
1인 가구 많은 동대문구
우범지대에 학생들 ‘불안’
국가통계포털에서 발표한 「범죄분석통계」에 따르면 지난 2021년 동대문구에서 발생한 강력 범죄는 총 1,518건으로 서울특별시 25개 자치구 중 13번째로 높았다. 그중에서도 ‘폭행 범죄’가 924건으로 가장 많이 발생했고 ‘성폭력 범죄’가 260건으로 그 뒤를 이었다. ‘폭행 범죄’와 ‘성폭력 범죄’의 총 발생 건수만을 고려한다면 동대문구는 서울 25개 자치구 중 9번째로 높다.
이에 연합취재단은 ▲우리학교 ▲한국외대 ▲시립대 학생 135명을 대상으로 「동대문구 치안 인식 조사」를 진행했다. ‘거주하는 곳 주변의 치안 정도’ 응답자 중 51%가 보통~매우 낮음이라 답했다. 이유로는 ▲낙후된 동네 분위기(82.6%) ▲어두운 길(62.3%) ▲범죄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40.6%) ▲CCTV 부재(20.3%) ▲여성 안전 귀갓길의 부재(10.1%)를 꼽았고 ▲묻지 마 범죄 ▲노숙자 상주 ▲순찰 부족이 차례로 그 뒤를 이었다.

또한 동대문구에 자취하고 있는 1인 가구 학생을 대상으로 한 설문 결과, 다수의 학생이 실질적인 폭행, 성폭력 등 범죄 위험에 노출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특히 ‘취객’과 관련한 답변이 주를 이뤘다. 우리학교 재학생 김보민(경영학 2023) 씨는 “새벽에 누군가 자취방 도어락을 열려고 한 적이 있다”며 “밤에 귀가할 때 목격했던 길에 누워있던 술에 취한 남성이 도어락을 열려고 했던 취객이어서 너무 무서웠다”고 털어놨다.
전반적으로 낙후된 동네 분위기와 조도에 대해 언급하는 학생도 존재했다. 한국외대 재학생 임혜안(행정학 2022) 씨는 “지금 살고 있는 신이문역 근처는 가로등이 많지 않아 밤에는 어두운데 어둠 속에서 담배를 피우거나 앉아 계시는 분들이 꽤 있다”며 “중국어나 외국어로 대화하는 분들을 보면 괜히 공포감이 들고 근처에 사는 다른 친구들도 비슷한 의견”이라고 말했다. 시립대 재학생 방예현(국사학 2022) 씨는 “시립대 후문에는 골목골목 어두운 길이 정말 많다”며 “골목마다 차이가 심한 편이라 큰길뿐 아니라 골목 조도에도 신경 써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시립대 교환학생 나미자토 카미유 씨 역시 “근처에 음식점이나 술집도 없어 유동 인구 자체가 적고 골목에는 가로등이 없어서 너무 어둡다”고 말했다.
더 나은 치안 위한
자치구 행정인력과 민간의
시너지 효과 필요해
동대문구는 불안감 해소와 범죄 예방을 위해 범죄예방환경설계(CPTED)*를 구축했지만 여전히 치안 구멍은 존재한다. 청량리동, 휘경동, 회기동을 중심으로 파악한 결과 CPTED 구간이 존재하나 이문동에는 타지역 큰길에 설치된 골목길 바닥 조명 장치와 더불어 대부분의 CPTED 구간이 존재하지 않았다. 시립대 후문 부근엔 인근 파출소나 순찰대도 없다. 휘경2치안센터 또한 문을 닫은 상태다.
시립대 남 교수는 “골목마다 소리 혹은 정확한 행동 감지가 가능한 CCTV를 설치한다면 자치구청과 경찰서 간 연계를 통한 즉각적 범죄 대응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도를 관리해 밝은 지대를 구축하고 CPTED 구간을 만들어 사각지대 골목을 없애 범죄율을 낮춰야 한다”고 제언했다.
▲ 연합취재단이 진행한 설문조사 중 ‘동대문구 치안과 관련해 제안하고 싶은 점’으로 가장 많이 제시된 의견은 순찰 범위의 확대 및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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