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를 보면 앞날에 대한 불안감과 조급한 마음이 듭니다.” 고학년에 접어든 재학생 A 씨는 취업 전선에 뛰어들어야 하는 부담감으로 요즘 걱정이 앞선다. 하지만 그는 진로에 대한 불확실성과 더불어 스트레스를 주는 요인으로 ‘SNS를 통한 남들과의 비교’를 꼽았다. A 씨는 “SNS에서 대외활동이나 인턴을 하는 주변 사람을 보면 ‘나는 아무것도 안 한다’고 느껴지고, 자신을 탓하게 돼 자존감이 낮아진다”는 심경을 토로했다.
전국 우울증 환자 중 20대 최다
SNS로 인한 박탈감이 이를 심화
청년 정신건강이 적신호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우울증, 조울증, 조현병으로 초진을 받은 20대 환자 수는 2018년 69,333명에서 지난해 128,582명까지 꾸준히 늘었다. 해당 통계에서는 전체 환자 중 20대 환자의 비율이 매년 상승한 점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에 따라 심리상담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심리상담센터 전임상담원 김미경 차장은 “최근 5년 사이 심리상담센터 이용자 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심리상담센터를 이용한 학생들의 고민은 대체로 정서적 문제로 인한 것이었다. 김 차장은 최근 5년의 상담 추이와 관련, “우울, 불안 등 정서적인 부분이 가장 높고, 다음으로 대인관계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학년별로 상담 내용이 다른 양상을 띠기도 했다. 김 차장은 “저학년은 적응과 대인관계 문제, 고학년은 진로와 관련한 어려움이 주된 문제”라고 말했다.

김 차장은 청년 세대 우울증 환자 증가의 배경 중 하나로 ‘SNS’를 지목한다. 그는 청년층 우울증 환자 증가의 배경을 “각종 미디어를 통해 타인의 보여지는 삶에 쉽게 노출됨으로써 내가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 등이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SNS를 이용하면서 상대적 박탈감, 시기심, 좌절 등을 반복적으로 느끼고, 장시간 SNS 사용은 우울로 이어진다는 연구 결과들이 지속적으로 보고되고 있다”며 “우울감을 회피하기 위해 SNS를 과도하게 사용하기도 하고, 이렇게 과도한 SNS 사용은 우울 등 개인의 정신건강을 악화시키는 악순환에 이르기도 한다”고 현상을 진단했다.
SNS 사용을 통한 우울감은 ‘행복한 사람으로 보여야 한다는 강박’에서 심화되는 경향이 있다는 지적도 있다. 홍지아(미디어학) 교수는 “소셜 미디어의 이미지들은 대부분 개인의 하이라이트 영상”이라며 소셜 미디어 사용자를 ‘이미지를 올리는 사람’과 ‘이미지를 보는 사람’으로 분류했다. 그는 “이미지를 올리는 사람은 타인의 기대와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는 부담을 안고 자신의 하이라이트 영상을 올리고, 평범한 일상을 살면서 타인의 하이라이트 영상을 보는 사람은 자신은 그만큼 행복하지 못하다고 좌절하며 열등감을 느낀다”라며 SNS 사용이 두 부류의 이용자 모두에게 불행을 가져다주는 원인을 분석했다.
교내 커뮤니티엔 우울 증상 공유
극단적 선택 암시하는 글도 보여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의 ‘경희 우울증’ 게시판에는 매일 익명의 학생들이 자신의 불안정한 심리상태를 드러내거나 자신의 상황을 비관하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김 차장은 “어떠한 문제가 현실적으로 해결되기 위해서는 결국 개개인이 드러나고 사실관계 확인이 되어야 한다”며 “실체가 없고 남겨진 글만으로 인해 내가 어떤 영향을 받고 있는지 자각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익명의 타인으로부터 위로를 기대할 수도 있지만, 익명 속에 숨은 실체 없는 비난과 조롱의 글로 이용자가 괴로워할 수도 있는 점을 우려하는 것이다.
하지만 더욱 심각한 점은 단순 심경 토로를 넘어, 자해 내용이나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글도 게시판에서 종종 보인다는 것이었다. 이 같은 이용 사례는 ‘에브리타임’이 제정한 ‘커뮤니티 이용규칙’에 위배되는 사안이기도 하다. ‘커뮤니티 이용규칙’에는 ‘금지 행위’ 중 ‘자살예방법에 반하는 자살 및 자해 유발정보 유통 행위’가 규정돼 있다.
과도한 SNS 의존에서 벗어나야
도움의 창구는 어디에나 존재
전문가들은 과도한 SNS 의존에서 벗어나 현실에서의 소통을 해결책으로 제시한다. 홍 교수는 “현실 속에서 가족이나 친구와 같은 정서적 지지자를 확보하고 그들과의 소통을 통해 긍정적인 생각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차장도 “믿을 수 있는 사람과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나누는 것이 더 도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바른 SNS 사용법에 대해서도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김 차장은 SNS 사용에 “내가 주도적으로 필요한 것을 기록하고 글쓰기를 하는 공간, 내가 경험한 것을 타인과 나누면서 더 풍요로움을 느낄 수 있는 네트워킹의 매개로 활용한다면 SNS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수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 교수는 “지금의 1020세대는 디지털 네이티브”라며 “인터넷이나 소셜 미디어가 세상과 통하는 ‘유일한’ 방법이 아니라 ‘또 하나의 방법’이 된다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한 “손쉬운 혐오와 익명의 자극적인 부추김으로부터 자신을 지키는 디지털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올바른 SNS 사용을 위한 생각을 밝혔다.
▲ 교내 심리상담센터에서는 상담을 통해 학생을 돕고 있다. (서울) 02-961-0204, 0207 (국제) 031-201-3070~4 로 예약 문의가 가능하다. (사진=조병연 기자)
우리학교 학생에게는 교내 심리상담센터 이용이 가장 빠르고 쉬운 해결책이 될 수 있다. 김 차장은 교내 심리상담센터의 역할을 소개하며 “대학 심리상담센터는 말 그대로 우리 학생들이 대학 생활하는 동안 학업, 대인관계 등 영역에서 잘 적응해서 졸업 후 성숙하고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신청 방법에 대해서는 “전화, 알라딘 등으로 신청하시면 되는데 그것조차도 부담된다면 이메일 상담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메일 상담은 익명이 보장되고 전문 상담사가 답변을 해 드리고 있다”며 “이메일 상담을 통해 지속적인 상담으로 연계되기도 한다”고도 밝혔다.
마지막으로 김 차장은 “심리상담이 모든 문제를 다 해결해 주는 만병통치약은 결코 아니다”라고 하면서도 “그렇지만 나를 보다 객관적으로 이해하고 심리적으로 편안해지기를 원하는 동기가 있다면 언제든 연락하시길 바란다”며 어려움으로 고민을 가진 학생들의 적극적인 상담 신청을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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