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평 선택의 갈림길
“전멀 가능할까요?” “국제대에서 우정원까지 15분 되나요?”
방학 기간 학교 커뮤니티에서 볼 수 있는 글이다. 전멀은 전자정보대학과 멀티미디어관을 오가는 것을 뜻한다. 시간표를 구상하며 제시간에 강의실에 도착할 수 있을지 가늠하는 것이다.
차도를 따라 걷는 보행로는 언덕길이 이어져 시간이 오래 걸린다. 캠퍼스 안에서 버스 탑승이 무료지만 일과 중엔 이동량이 많아 탑승이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샛길이 구세주 역할을 한다. 시간에 맞춰 수업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샛길을 통하는 방법이 가장 낫다는 말이 정설처럼 퍼져 있다.
서천동에서 자취하는 학생에게 통학 시간을 물으니 10분이 조금 넘게 걸린다고 답했다. 정문을 통과하는 경로로는 나올 수 없는 시간이다. 공식적인 후문이 없는 국제캠에서 중앙도서관 샛길이 맡은 역할은 의외로 컸다. 조명조차 없어 밤에는 플래시를 켜야 하며 비가 오면 진흙탕이 되는 산길이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통학로처럼 여겨지는 상황이었다.
제2기숙사 샛길 취재차 용인시에 연락을 넣었다. 연락이 민원으로 접수돼 “태풍 때문에 확인이 어렵지만 차주엔 조명을 설치할 수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 전화 한 통으로 해결될 일 때문에 그동안 깜깜한 길을 걸었다는 사실이 무색해지는 순간이었다.
학교에 따르면 샛길은 공식적인 보행로가 아니다. 그러나 캠퍼스를 오가는 학생들에게는 샛길이 공식적인 보행로 이상의 역할을 하고 있다. 2학기에도 ‘전멀’ 하는 학생들이 있다. 서천동 자취촌과 예술디자인대학을 오가는 학생들도 있다. 샛길 역시 캠퍼스 곳곳에서 그 자리를 지킬 것이다. 현상을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더 나아질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 1
- 2
- 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