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학교는 외국인 유학생의 학업 수행을 지원하기 위해 TOPIK 3급에 해당하는 신입생을 대상으로 '학업역량강화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이 제도는 유학생들의 한국어 능력을 강화해 학업에 적용이 가능한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다. 우리신문은 유학생 유치 배경과 함께 제도가 본래 그 취지를 잘 달성하고 있는지 점검해 봤다.

유학생 유치무한경쟁 중인 국내 대학제도적 현실과 연관
우리학교 외국인 학부생 재적수가 꾸준히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유학생 수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작년 기준 전체 학부생의 11%는 외국인 유학생으로 이들은 우리학교를 이루는 주요 구성원이 됐다. 하지만 이러한 외연 확장에도 불구하고, 그 내면에는 여러가지 문제들이 산적해있다. 대표적으로 지적되는 문제는 역시 외국인 유학생들의 부족한 한국어 실력에서 비롯되는 ‘수업의 질 저하’다.
외국인 유학생의 학력 저하 문제는 우리나라의 제도적 현실과 연관돼있다. 고등교육법 시행령 제29조 1항에 따르면, 국내 대학은 외국인 유학생을 ‘정원 외’ 인원으로 선발할 수 있다. 즉 외국인 유학생의 숫자는 대학마다 규정돼있는 학생 정원수에 합산되지 않는 것이다. 본래 이 규정은 국내 대학의 외국인 학생 유치율을 높여 국제화에 기여하도록 하기 위해 만들어진 조항이지만, 이 규정은 국내 대학들이 외국인 유학생 선발 프레임을 ‘소수정예의 고급인력’에서 ‘제한 없는 등록금 납부자’로 이동시킨 한 배경이 됐다.
교육부가 제시한 외국인 학생 유치 가이드라인도 문제 발생의 한 축을 담당했다. ‘외국인 유학생 및 어학연수생 표준업무처리요령’이 제정되던 2008년, 교육부는 4년제 대학의 유학생 한국어 요구수준을 TOPIK 4급으로 고지했다가 지방대학의 유치 어려움 등에 대한 격렬한 항의를 받아들여 3급으로 하향조정해 재고지했다. 이러한 조건은 지방대학뿐 아니라 더 많은 학생들을 유치하고자 하는 수도권 대학들까지 유학생 입학기준을 하향조정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국립국제교육원에 따르면 TOPIK 3급에 해당하는 언어수준은 ‘사회관계 유지에 필요한 기초 언어기능을 수행하는 단계’로 고등교육기관인 대학에서의 학업수행에 적합한 수준이 되지 못한다.
타 대학, 신입생 대상한국어 교육과정 개발체계적인 운영 시행
서구권의 이른바 명문 대학들에서는 높은 언어수준 요구에도 불구하고 준비된 학생들이 대다수다. 영어는 세계 공용어이기 때문에 중등교육 과정부터 상당 기간 학습하게 되고, 출국 전에 공부할 수 있는 시설 또한 다양하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비영어권 국가의 언어는 고등학교 시절 제2외국어 또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유학국가를 선택한 후에야 비로소 학습이 이뤄지므로 유학생들의 상대적인 언어능력이 낮을 수밖에 없다. 현실적으로 유학생들이 언어에 들인 노력의 시간에 비해 대학 입학은 빠르게 다가온다.
이러한 까닭에 타 대학에서는 신입생을 대상으로 무엇보다 한국어 능력 강화를 우선순위에 두고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학부제를 운영하는 등 편제상 차이는 있으나 적어도 1학년 신입생들은 전공수업에 임하기 전에 체계적인 한국어 교육과정을 거치게 된다. 2015년부터 외국인 학생 전용 ‘글로벌인재대학’을 개설한 연세대의 경우, 1학년 전체 신입생을 대상으로 ‘글로벌기초교육학부’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한국어 소통 능력을 포함한 기초 학업 역량 강화’를 1학년의 교육목표로 두고, 한국어 능력을 수준별로 나눠 다양한 한국어 프로그램과 맞춤형 교육과정을 제공하는 것이다. 교육과정에는 초급, 중급, 고급 순으로 ▲의사소통역량 강화 ▲전공 지식 보조를 위한 한국어 교육(사고도구어, 학술기초용어, 학술텍스트 읽기) ▲전공강의 학습 대비 등이 있다.
매년 학부 외국인 유학생 2위에 오르는 성균관대는 1학년 성적을 바탕으로 세부 전공을 택하는 ‘대계열 진학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이중 외국인 유학생에게는 한국어 능력을 조건으로 두어 희망전공 입학을 위한 한국어 능력 높이기를 유도했다. TOPIK 6급을 취득한 학생이 우선순위로 자신의 세부 전공을 택할 수 있게끔 하는 식이다. 성균관대는 우리학교 후마니타스칼리지에 상응하는 학부대학에서 ISC과정을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ISC과정은 연세대 글로벌기초교육학부와 유사하게 학부대학 내의 외국인 전용 교과인 5개의 카테고리 ▲의사소통 ▲창의 ▲인간·문화 ▲사회·역사 ▲일반선택에서 신입생들이 1년간 최소 20학점을 의무수강하는 제도다.

‘학업능력강화과정’본래 취지 잘 달성하고 있나점검 필요해
우리학교 상황은 어떨까? 2015년부터 언어적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학생에 한해 ‘학업역량강화과정(학강)’을 운영하고 있다. 학강은 TOPIK 3급 학생이 입학한 첫 학기에 한국어와 관련된 4과목(각 3학점)을 의무수강하는 제도다. 2021학년도 기준 ‘학업역량강화과정(학강)’ 수강 대상자는 129명으로 전체 입학자 327명의 40%에 달하며, 2022학년도 기준 수강 대상자는 128명으로 전체 입학자 379명의 34%를 차지하고 있다.
앞서 소개했던 1년간의 체계적인 커리큘럼을 보유한 두 대학 사례와 달리 학강 과정은 1학기 내 모든 과정이 완료된다. 또한 수강 의무는 있지만, 이수 의무는 없다. 1학년 2학기부터는 수강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F 학점을 받아도 재수강을 할 수 없는 것이다. 1학년 1학기에 4과목 수강을 마치면 아무리 한국어 수준이 낮은 학생도 강의 성적과 관계없이 추가적인 한국어 학습 의무를 지지 않는다.
교육부가 제시한 ‘유학생 및 어학연수생 표준업무처리요령’에 따르면, 4년제 대학에서는 TOPIK 3급 이상의 유학생을 선발하며 졸업 전까지 이들이 4급 이상을 취득하게끔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학교는 이를 채택하고 있지 않는 상황이다. 따라서 학강을 수강하는 학생들은 학교를 다니는 동안 TOPIK 4급을 취득해야 하는 의무도 없다. 우리학교의 ‘조건부 없는 유학생의 입학 허가’는 학강을 수강하는 학생들에게 별다른 학습 동기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학강을 통해 언어 및 학업수행 능력을 강화해 대학 학업 적응능력을 제고한다는 본래 시행 취지가 잘 달성되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실정이다. 일선 행정실 관계자들 또한 학강의 여러 문제 지점에 대해 함께 고민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과도기에 놓인 학강제도새로운 변화 모색할 때
학강을 도입할 당시 국제처에서 근무했던 학생지원센터 이진섭 차장은 “입학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추가 교육까지 해가면서 학생들을 유치하겠다는 의지를 가진 대학이 그때는 많지 않았다”며 “합격을 시킨 후에 그 친구들에게 집중적인 교육을 시켜서 4급 정도에 도달하는 수준으로 만들자가 학강의 첫 출발 아이디어였다”고 전했다. 이어 “하지만 세월이 바뀌면서 10년이 다 되가는 제도이기에 업그레이드 될 필요성은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 차장은 2년 전 직원 연구년을 다녀오며 ‘지속 가능한 외국인 유학생 유치 및 학업환경 조성에 관한 연구 보고서’를 작성한 바 있다. 국제처 근무 경험을 토대로 유학생 정책의 단기, 중기, 장기 개선 제안을 보고서에 담은 것이다. 이 차장은 이중 단기 개선 제안으로 학강 보완을 꼽았다. 교육 효과 달성을 위해 학강을 2개 학기로 나눠 확대 운영하고, 학점 인정 폭을 기존 6학점에서 12학점으로 넓혀 적극성을 담보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자는 것이다.
한편 유학생 졸업요건에 대해 후마니타스칼리지 손용기 행정실장은 “서울 주요 대학의 사례를 보면 1학년 내에 TOPIK 4급을 취득하지 못하면 진학을 시키지 않는 대학이 많다”며 “우리학교도 그러한 방식을 논의 중인 상황이다”고 전했다. 또 “외국인 유학생들이 이제 점차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외국인 학생들과 교수자, 한국 학생들도 학업을 수월하게 할 수 있으려면 특단의 대책이 나와야 되지 않겠나”고 말했다.
국제처 글로벌교육지원팀 문병원 팀장은 ‘외국인 전용학부’ 신설이라는 새로운 방식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는 이 차장이 작성한 연구 보고서의 중기 개선 제안과 흡사하다. 문 팀장은 “TOPIK 5급 이상의 신입생은 곧바로 자신의 학과로 진학하고, 4급 이하인 신입생들은 ‘외국인 전용학부’에 남아 학강 형식으로 1년 간 한국어 교육과정을 수강하는 것이다”며 “기간 내 5급을 취득한 학생들은 원하는 학과로 진학하고, 취득하지 못한 친구들은 단과대학 전용 커리큘럼에 남아 배우고 졸업하는 방식을 대학이 정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학강 제도는 과도기에 놓여있다. (사진=대학주보 DB)
유학생이 가지는정서적인 반감도 해결과제차별로 다가올 여지 있어
정책 자체의 실효성도 고민해야 할 지점이지만, 중요한 것은 유학생들의 정서적인 반감도 고려돼야 한다는 점이다. 대학에 입학하기 전 어학당에서 배운 내용을 반복해서 수강하고 싶은 유학생은 없다. 또한 하루빨리 전공과목을 공부하고 싶은 학생들에게 한국어 강화 교육을 한다는 것은 그들에게 분명 차별로 다가올 여지가 있다.
문 팀장은 “우리가 반대로 외국인 학생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대학에 입학해서 내 전공부터 빨리 듣고 싶은데, 한국어를 먼저 배우라고 하는 게 그들에게는 와닿지 않을 수 있다”고 전했다. 이 차장 역시 “유학생들도 대학에 처음 진학했으니 수강의 주도권을 가지고 듣고 싶은 강의를 듣고 싶은데, 학강으로 인해 의무 과목이 이미 채워져 있고 하니 초반에는 학생들과 실랑이도 많이 벌였다”고 국제처에 근무할 당시를 회상했다.
총유학생회 YIN DACHENG 회장(미디어학 2019)은 “유학생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리고 있는 상황이다”며 “TOPIK 4급 이상의 학생들이 학강을 듣고 싶어 하는 경우가 있는 반면 한국어를 배우려는 열의가 그다지 높지 않은 학생들은 학강을 꺼리는 경우가 있다”고 의견을 남겼다. CUI XIYAN 부회장(경제학 2021)은 “학강이 강제성을 가진다는 것 자체가 유학생들에게 부정적으로 다가오는 것 같다”며 “시간표가 짜여서 나오기 때문에 강의 시간이나 교수님을 선택할 수 없다는 것에 불만을 가진 학생도 있다”고 말했다.
과도기에 놓인 학강 제도는 곧 우리학교 외국인 유학생 정책의 이면과도 맞닿아 있다. 유학생의 한국어 능력은 대학의 모든 과정 수강을 관통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며, 이는 한국인 학생과외 교우관계, 팀별 발표 등에도 고스란히 적용되는 능력이다. 하지만 유학생이 한국어 과정을 다시금 반복해야 한다는 정서적인 반감 또한 무시할 수 없다. 행정실 관계자들은 대학 정책 결정자들의 결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한다. 10년이 다 된 학강 제도를 정비하고, 외국인 신입생의 한국어 강화 교육과정에 대한 총체적인 점검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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