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로 진행되는 수업을 듣는 외국인 학생에게 한국어 능력을 요구하는 것은 당연하다. 본인의 전공에 아무리 많은 흥미가 있어도 한국어 능력이 부족하다면, 학업은 물론 유학생활 그 자체에도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전공 수업의 경우, 내국인 학생이 들어도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는 점에서 외국인 학생에게 한국어 능력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몇 번을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우리대학은 외국인 유학생 선발 기준으로 TOPIK 3급 이상을 요구하지만, 실상 TOPIK 3급은 대학에서의 학업 수행에 적합한 수준이 못 된다. 대학이 설정한 ‘낮은’ 기준은 결국 ‘수업의 질 저하’로까지 이어지며 많은 학생들의 불만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상황이 이런데도 대학에 설치된 관련 제도들은 현재 처해있는 어려움을 적절하게 극복하기엔 한계가 있어 보인다.
한국어 능력이 부족한 외국인 학생은 학업을 정상적으로 수행할 수가 없다. 후마니타스칼리지의 세계와 시민 교수는 “외국인 학생들이 조별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학생들이 더 많은 편”이라며 씁쓸한 현실을 내비치기도 했다. 학생 사회 일부에서 끊이지 않는 외국인 학생에 대한 부정적인 선입견도 그 원인을 살펴보면 결국 부족한 한국어 능력에서 기인하는 바가 적지 않다. 외국인 유학생 선발과 관련해 내실을 기해야 할 중요한 배경인 셈이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결국 제도 보완이 필수다. ‘사회관계 유지에 필요한 기초 언어기능을 수행하는 단계’인 TOPIC 3급보다 더 높은 기준을 두어 외국인 학생을 선발하는 것이 첫 번째 대안일 것이다. 그것이 힘들다면 연세대와 성균관대처럼 입학 후에라도 외국인 학생들의 한국어 능력 향상을 강제할 수 있는 꼼꼼한 제도가 차선책으로나마 강화되어야 할 것이다. 생활과 문화 측면에서도 외국인 학생과 한국 학생들이 어울릴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방안도 마련돼야 한다. 가령, 중앙 부서에서 진행하는 언어 교육이나 문화교류 프로그램 외에도 단과대학이나 유학생회가 연계한 프로그램이 활성화된다면 소모적인 내외국인 학생 간 갈등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외국인 학생을 바라보는 대학의 인식이 변화될 때 가능할 듯하다. TOPIC 기준을 올릴 경우 “외국인 지원자 수가 급감할 것”이라는 대학의 우려는 유학생의 재정적 기여에 비춰볼 때 이해 못할 바 아니다. 또한 유학생 수 급감은 대학의 국제화 지표에서 하락 요인으로도 작용할 수 있기에 대학의 우려는 현실적이기도 하다.
하지만 학부에 적을 둔 외국인 수가 전체 학부생의 10%를 넘기고 있는 현실은 더 이상 유학생을 재정이나 평가지표 측면으로만 한정해서 볼 수 없게끔 하고 있다. 예전처럼 어쩌다 한 명씩 있는 유학생이 아니라 모든 수업에서 외국인이 무시 못 할 규모로 존재한다는 것은 수업의 질 자체를 좌우할 문제가 되어가고 있다는 의미가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모든 문제의 시작이 되는 ‘한국어 구사 능력’에 대한 대학의 보다 촘촘한 제도 개선은 생각보다 시급한 듯하다. 외국인 유학생의 문제가 그들만의 문제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 구성원 전체에게까지도 영향을 미치는 것이 현실화된 마당에 대학이 제도 개선을 미룰 여유는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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