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학교는 적극적인 유학생 유치정책을 토대로 국내 대학 유학생 수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지금까지 배출된 동문만 해도 상당한 수준이다. 하지만 졸업한 유학생들과의 적절한 소통체계가 구축돼 있지 않다는 점은 아쉬움을 남긴다. 우편과 이메일을 통해 학교 소식을 간간이 전달하는 것만으로도 향후 학교가 누릴 기대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졸업 후 본국으로 돌아가는 유학생 동문들에게 메일함에 쌓이는 전자 우편의 개수는 모교와 자신을 이어주는 유일한 끈이나 다름없다. 김영주(한국어학) 교수는 모교인 로체스터대학에서 보내온 기부 독려 우편에 무려 10년간 꾸준히 장학금을 전달하기도 했다. 우편물이 아니었다면 이런 결심은 쉽지 않았을 것이다.
동문 기부뿐 아니라 신규 유학생 유치 또한 기대할 수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유학생 유치 경쟁은 점점 더 치열해지고 있다. 유학생이 한국에 유입된 기간이 꽤 흘렀다는 점에서 이제 그들은 인지도만을 진학 고려 대상으로 삼지 않는다. 실제 졸업생들이 만들어 내는 입소문이 중요하게 작용할 여지가 있는 것이다. 대학은 평판 관리에 있어서도 큰 이점을 누릴 것이다.
하지만 소통체계를 구축한다 해도 재학 기간 쌓인 ‘애교심’이 없다면 학교의 소식은 그저 지나칠 메일 한 통에 불과하다. 유학생들이 하다못해 학교에 서운함을 품은 채로 본국으로 돌아가는 일은 없어야 한다. 하지만 지금 대학의 상황은 모두의 이상과는 사뭇 달라 보인다. 내국인과 외국인 학생 간 갈등 양상이 두드러지기 시작한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당장 온라인 게시판만 들어가 봐도 유학생에 대한 차별적 인식이나 갈등 사례를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근거 없는 얘기부터 입에 담을 수도 없는 표현까지 혐오가 만연한 상황이다. 설사 혐오까지 이어지지 않는다 하더라도 학생들 사이에서 유학생의 인식은 그리 좋은 편이 아니다.
그렇기에 한국 학생과 유학생의 보이지 않는 갈등을 해결하는 것이 우선적으로 수행돼야 한다. 일각에서는 유학생이 이미 그들만의 섬을 구축했다는 소리도 나온다. 우수한 유학생을 유치해 한국 학생들이 해외에 나가지 않아도 세계를 느낄 수 있게 한다는 대학의 국제화 바람은 그 의도를 달성하지 못한 듯하다.
유학생들이 기여하는 대학 재정 기여도는 매년 350억 원 이상이다. 하지만 학교는 유학생 유치에 방점을 찍는 나머지 정작 진정한 의미의 책임 교육을 실현하지 못하고 있다. 강의실에서 쌓인 내국인 학생과 갈등이 강의실을 벗어났다고 해서 갑자기 풀릴 일은 아니다. 이러한 갈등은 졸업 후 유학생 동문이 학교를 떠올릴 때 드는 생각과도 맞닿아 있을 것이다.
연세대는 1년간 별도의 한국어 교육과정을 마련해 학업 수행에 적합한 커뮤니케이션 역량을 제고했다. 성균관대는 한국어 능력 강화과정에 대한 교재를 개발했다. 또한 1학년의 성적을 가지고 계열 선택을 하는 교육과정을 통해 유학생의 적극적인 수업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유학생을 위한 커리큘럼 개편은 타대학에 비해 교육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학교의 위상이 높아지면 애교심도 자연스레 생겨난다. 전체 재학생의 16%가 유학생인 만큼 의지를 내비칠 만한 학교의 결단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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