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교양] 무언가에 몰입할 줄 아는 힘 [너무 좋아하는 것은 재능입니다]
우리는 ‘잘하는 것’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무언가를 시도하며 살아갑니다.
하지만 때로는 작은 관심에서 비롯된 ‘좋아하는 마음’이 새로운 가능성의 시작이 되기도 하는데요. 좋아하는 일에 깊이 몰입하는 과정에서 경험이 쌓이고, 그 시간들이 모여 나만의 역량으로 이어지는 거죠.
처음부터 정해진 길을 찾기보다, 좋아하는 것을 따라가며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나씩 발견해보는 것. 오늘만큼은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그리고 무엇에 몰입해왔는지 돌아보면 어떨까요?
기획 이여진 | gjin19@khu.ac.kr
편집 이여진 / 진행 이소정 / 출연 민관동 교수님 신동진 교수님 김태정 배지원 이지인 / 구성 VOU
[영상 전문]
우리는 왜 ‘잘하는 것’을 찾으려고 할까요?
대학에 들어와 앞으로의 진로를 생각하며, 내가 가진 강점은 무엇인지, 어떤 능력을 갖춰야하는지 고민합니다.
그래서 잘할 수 있는 일을 찾고, 그것을 증명할 경험들을 하나씩 쌓아가죠.
하지만 과연 우리는 ‘잘하는 것’만큼 ‘좋아하는 것’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을까요?
좋아서 시작된 작은 관심은 때론 한 분야를 바라보는 자신만의 시선이 되고, 새로운 가능성의 출발점이 되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좋아하는 마음은 과연 어디까지 나아갈 수 있을까요?
일본의 종합 콘텐츠 기업 가도카와(KADOKAWA)에서, 신입사원을 채용할 때 이런 문구를 사용했습니다.
“너무 좋아하는 것은, 재능”
좋아하는 것을 재능이라고 표현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사전에서 재능은 어떤 일을 하는 데 필요한 재주와 능력을 뜻합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무언가를 좋아하는 마음에도 재능과 닮은 점이 있습니다.
좋아하기 때문에 더 알아가고, 잘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반복해서 시도하고, 누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그 일을 계속하게 되는 것.
그렇게 쌓아온 시간이 어느 순간 지식과 경험이 되어 개인의 능력으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좋아한다는 것은 재능을 발견하는 것을 넘어, 재능을 키워나가는 힘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민관동 / 중국어학과 교수]
"저는 중국 고전 소설을 전공하게 되었는데 어려서부터 ‘삼국지’에 굉장히 심취가 돼있었어요. 그래서 ‘전공을 뭘로 할까’ (생각하며) 여러 과를 탐색하다가 결국은 삼국지 때문에 중문학과를 오게 되었고 그래서 그 이후로 석사 논문도 중국 고전 소설, 박사 논문도 중국 고전 소설로 하게 되었어요.
그렇게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계속 하다 보니까 전문성이 더 쌓여지고 그리고 나 자신도 그것을 즐기고하다 보니까 지금까지 박사 학위를 끝내고 대학 교수로...(오게 된 겁니다)"
[이지인 / 디콘 23]
"저는 지금 ‘께뮤’라고 경희대학교 뮤지컬 중앙동아리에서 배우 기수로 1년, 집행 기수로 1년 이렇게 활동을 했었고요. 뮤지컬에 관심을 갖게 됐던 거는 초등학생 때 ‘오페라의 유령’을 처음 접하고나서부터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있다가 대학 진학하고 나서 용기 내서 동아리에 지원한 게 시작이었습니다."
[김태정 / 체육 26]
"저는 지금 제가 좋아하는 농구 쪽에서 동아리를 하고 있고 경희대학교 농구부 프런트에서 활동하고 있고요. 제가 농구를 접하게 된 이유는 제 주위에 농구를 하는 친구들도 많았고 부모님도 다 농구를 좋아하셔서 자연스럽게 농구랑 친해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배지원 / 디콘 23]
"저는 디지털콘텐츠학과에 재학 중인데 디지털콘텐츠학과가 워낙 다양한 분야를 다루는데 저는 어렸을 때부터 게임하는 걸 좋아하고 만드는 영상들도 자주 보고 좋아했었는데 디지털콘텐츠학과에 와서 재밌게 만들어보면서 작업하고 있습니다."
[신동진 / 포스트모던학과 교수]
"저는 지금 재즈 음악을 주로 연주하는 일을 20년째 해오고 있고요. 좋아하게 된 계기라고 하면 음악 자체를 어렸을 때부터 좋아하고 제가 드럼을 연주하는데 드럼 세트라는 악기를 중고등학교 때부터 취미로 접하다가 이 음악을 전공으로 하고 싶어서 시작을 하고 여러 음악을 연주하고 경험하고 하다 보니 (재즈에) 매력을 느껴서 지금까지 재즈 음악을 연주해 오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좋아하는 일을 계속하게 만드는 힘은 무엇일까요?
심리학자 미하이 칙센트미하이는 사람이 어떤 활동에 깊이 빠져 시간의 흐름이나 주변을 잊을 정도로 집중하는 상태를 ‘몰입(Flow)’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좋아하는 일을 하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열중할 때, 바로 이런 ‘몰입’을 경험하게 되는 겁니다.
특히 몰입은 개인의 능력과 과제의 난이도에 따라 그 정도가 달라지는데요, 능력에 비해 과제가 지나치게 어려우면 불안을 느끼고, 반대로 너무 쉬우면 지루함을 느끼게 됩니다.
자신의 능력에 맞는 적절한 도전이 주어질 때, 우리는 그 일에 더 깊이 빠져들게 되죠. 이 과정에서 몰입이 반복되면서, 자연스럽게 해당 분야에 대한 경험과 이해가 쌓이고 자신만의 감각이 만들어지게 되는 겁니다.
[이지인 / 디지털콘텐츠학과 23]
"뮤지컬 동아리를 2년 동안 하면서 배우로서 했던 연구, 그리고 무대 미술로서 했던 기획, 혹은 뮤지컬을 좋아하는 관객으로서의 비평 같은 것들을 이제 잘 경험을 쌓아두었다가 드로잉이랑 스토리텔링이 요구되는 전공 역량이랑 어떻게 우연히 합치게 돼서 그걸 계기로 지금은 ‘지니’라는 필명을 가지고 뮤지컬 콘텐츠 인스타그램 웹툰을 운영하고 있고 이런 식으로 시작할 때는 예상치 못했던 진로 방향도 열리면서 전문성도 쌓아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배지원 / 디콘 23]
"저는 완전 너무 좋아하는 게 충분히 몰입도를 높이고 그걸 직업으로 충분히 삼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어쨌든 모든 일은 좋아하는 일에서 시작을 해야 진심이 되고, 내 능력을 더 발전시킬 수 있다고 생각을 해서 거기서 제일 중요한 점은 뭔가 시행착오가 있고 하다가 안 될 때가 되게 많은데 그럴 때도 내가 좋아하는 마음을 가지고 이 행동을 지속해서 고쳐나갈 수 있는 그 점이 가장 중요한 점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좋아하는 마음이 처음부터 하나의 진로나 목표를 위해 시작되는 건 아닙니다.
그저 좋아서 시작하고, 더 알고 싶어서 계속하다 보면 어느 순간 그 시간들이 나만의 경험으로 남아 있게 되죠. 그렇게 쌓아온 경험은 또 다른 기회와 만나 새로운 선택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처음부터 내가 가야할 길을 알고 있었던 것이 아니라, 좋아하는 것을 따라가며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조금씩 발견해 나가는 겁니다.
우리가 한 분야의 전문가라고 부르는 사람들 역시 처음부터 완성된 전문성을 가지고 시작한 것은 아닌 것처럼 말이죠.
좋아하는 마음에서 시작된 시간이 경험이 되고, 그 경험이 역량으로 이어지며 비로소 하나의 길이 만들어집니다.
[민관동 / 중국어학과 교수]
"제일 중요한 건 사실은 관심이에요. 그리고 흥미가 있어야 돼. 재미없으면 아무것도 못 해요. 그래서 우리 학생들한테 면담을 할 때 항상 이런 얘기를 하죠. 요즘은 중국어 하나만 가지고는 먹고 살기 힘들어요. 그러기 때문에 무언가 또 다른 재미있는, 자기가 즐기는 예를 들면은 디자인을 한다라고 하면은 중국어를 잘하고 거기에 다전공으로 디자인을 하고 이렇게 희귀성을 가지고 전문화 시키면은 여러분들도 즐기면서 공부하고, 공부하면서 또 직장 생활과 자연스럽게 연동되고...(할 수 있습니다)"
[신동진 / 포스트모던학과 교수]
"본인이 어떤 분야에 관심이 있는지 어떤 분야를 좋아하는지 그걸 빨리 찾아가면 좋을 것 같아요. 왜냐면 지금 세상이 너무 빠르게 변화하고 있잖아요. 그래서 결국엔 가장 즐기는 것 그 자체가 나중에 직업이 될 거라고 저는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에..."
[배지원 / 디콘 23]
"그 좋아하는 마음을 너무 어렵게 생각하는게 아니라 그냥 내가 무언가를 선택함에 있어서 ‘뭔가 이걸 더 하고싶어’ 그런 작은 마음들도 충분히 좋아하는 마음이 될 수 있고 크게 직업으로까지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을 해서 너무 무겁게 생각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는 마음입니다."
[이지인 / 디콘 23]
"저희 나이대는 아직은 마냥 좋아하는 것을 계속 쫓아봐도 괜찮은 때인 것 같아요. 굳이 미래가 확실히 보장돼 있거나 어떤 약속이 돼 있지 않더라고 내가 좋아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그 다음 다음 다음 할 일이 저를 기다리고 있더라고요. 그러다보면 어떤 기회가 또 찾아올지 모르니까 그냥 좋아하면 순수하게 계속 좋아해 보시라고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그렇다면 잠시, 내가 무엇에 몰입해왔는지 함께 돌아볼까요?
오랫동안 꾸준히 해온 일은 무엇이었는지.
주변의 만류에도 계속 하고 싶었던 일은 무엇이었는지.
어쩌면 그 답 안에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에 대한 작은 단서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좋아하는 것을 반드시 직업으로 만들 필요도, 성과로 증명할 필요도 없습니다.
다만 무언가를 진심으로 좋아하고 깊이 몰입해본 경험이 다른 사람과 구별되는 나만의 자산이 될 거라는 건 분명합니다.
그동안 ‘무엇을 잘하는가’를 찾기 위해 노력해왔다면, 오늘 하루만큼은 ‘무엇을 좋아하는가’를 돌아보면 어떨까요?
좋아하는 마음을 따라 쌓아온 시간 속에서 아직 발견하지 못했던 나만의 가능성을 만나게 될 수도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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