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역 알 수 없는 관리비
매달 월세와 함께 납부하는 10만 원 남짓의 관리비. 나가는 순간에는 분명 부담스럽지만, 송금 버튼을 누르고 나면 이내 잊게 되는 돈이기도 하다. 이번 취재를 위해 만난 학우들 역시 “어디에 쓰이는지는 모르겠지만 당연히 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부동산 플랫폼 ‘다방’에 따르면 지난해 대비 우리학교 서울캠 인근 원룸의 관리비 상승폭은 월세 상승폭의 세 배에 달했다. 관리비가 ‘제2의 월세’라고 불릴 만큼 주거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고 있지만, 정작 이를 납부하는 학생들에게서는 의문보다 체념이 먼저 나타났다. 따져 묻자니 피곤하고, 괜히 까다로운 세입자로 보이고 싶지 않았으며, 1~2년 살다 나갈 방을 두고 임대인과 갈등을 만들고 싶지 않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취재를 진행하며 이러한 ‘당연함’을 학생 개인의 무관심이나 안일함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학가 원룸 대다수는 건축법상 단독주택에 해당해 관리비에 관한 구체적인 규정이 마련돼 있지 않은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다. 여기에 임대인이 제시하는 조건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시장에서, 단기 계약을 맺는 청년 세입자가 적극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기 어려운 현실도 맞물려 있었다.
관리비에 의문을 품더라도 이를 확인하고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권한과 제도가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개인의 적극성만으로 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렵다.
매달 나가는 돈이 아깝지 않은 청춘은 없다. ‘깜깜이 관리비’ 관행을 끊어내기 위해서는 임대인이 관리비를 투명하게 산정·공개하도록 하는 제도부터 갖춰져야 한다. ‘원래 내는 돈’이란 세상에 없다. 무관심 뒤로 넘겨버리기에는, 매달 청년들의 주머니에서 소리 없이 빠져나가는 10만 원의 무게가 결코 가볍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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