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캠퍼스 공간을 채우는 관재팀의 하루 “더 좋은 비품, 더 좋은 강의실 만들어지길”
# 새 학기 깨끗해진 강의실과 반듯한 새 책상, 당연한 풍경 너머에는 빈 공간을 채워 나가는 이들의 노고가 녹아있다. 무더운 8월의 아침, 우리신문 김수인 기자가 청운관 리모델링 공사 현장을 누비는 서울캠 관재팀의 생생한 일상을 따라가 봤다.

▲리모델링을 앞두고 청운관 앞에 새로운 의자와 책상이 가득하다. (사진=김수인 기자)
공간을 채우는 세심한 손길
지난달 6일 오전 10시, 리모델링 공사가 한창인 청운관 내부. 푹푹 찌는 열기와 매서운 드릴 소리가 현장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그 사이로 서류철을 든 관재팀의 발걸음이 바쁘게 이어졌다. 공사 현장으로 끝없이 들어오는 책상과 의자 속에서 서울캠 관재팀 장석민 팀장은 청운관 작업 현장 구석구석을 살피느라 여념이 없었다.
서울캠 관재팀은 모두 6명으로 구성돼 있다. 인원은 적지만 이들의 업무 범위는 넓다. 이들은 교내에 도입되는 비품의 등재부터 유지 관리, 폐기까지 집기의 전 생애주기를 담당한다. 이외에도 공사 현장 검수는 물론, 학교와 학생회가 주최하는 각종 행사의 물품 지원과 설치까지 도맡는다. 강의실부터 축제 현장에 이르기까지, 캠퍼스 구석구석 관재팀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은 없다.
특히 공사 현장에서 관재팀은 톱니바퀴처럼 세심하게 움직인다. 공사 시작 전 교탁, 컴퓨터 등 기존 집기를 회수해 폐기하거나 창고로 옮겨 공간을 비운다. 공사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정기적으로 현장을 들러 점검한다. 공사가 마무리되면 기존 집기 원상 복구와 함께 최종 검수에 나선다. 새 공간을 채우는 비품의 선정과정에 참여하는 것 역시 이들의 몫이다.
장 팀장은 공사 현장에 들어온 책상, 의자들을 하나하나 가리키며 “학생들이 선호하는 디자인, 그리고 편리성을 신중하게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둥글게 마감된 책상 모서리, 새로 바뀐 콘센트 형태, 동선에 방해되지 않도록 매립한 전선 등 현장 디테일마다 학생들을 배려한 흔적이 볼 수 있었다.
현장으로 향하는 땀방울
공사 현장의 환경은 녹록지 않았다. 분진으로 공기가 탁한 데다, 공사가 한창이던 8월엔 폭염까지 기승을 부렸다. 게다가 공사 기간 동안 냉방 장치 배선 공사가 함께 진행돼 안전상의 이유로 중앙 냉방 장치가 가동되지 않았다. 현장에는 덥고 습한 열기가 가득했고, 체감온도는 39도에 육박했다. 땀범벅이 된 채 현장을 살피던 장 팀장은 힘들지 않냐는 질문에 “직접 시공하시는 분들이 더 고생”이라며 오히려 작업자들을 염려했다.
공사 막바지이던 지난 29일에도 관재팀 직원들은 이른 아침 7시부터 각각 공사 현장을 찾았다. 매일같이 일찍 발걸음을 하는 이유를 묻자 장 팀장은 “공사 현장이 눈에 밟힌다”며 “학생들이 사용할 공간이 제대로 만들어지기만 바랄뿐”이라고 전했다. 현장에서 만난 관재팀 안진형 차장 역시 “중요한 건 학생들의 공부 환경”이라며 “더 좋은 비품, 더 좋은 강의실이 만들어지길 바란다”고 마음을 보탰다.
관재팀의 하루 일과는 시시각각 변하는 현장 상황에 맞춰 움직인다. 대형 공사 현장을 수시로 점검하다가도 대동제나 학위수여식 등 교내 행사가 다가오면 지정된 일정에 맞춰 집기를 설치하고 철거해야 한다. 교내 어딘가에서 비품이 고장 나거나 폐기 요청이 들어오면 곧바로 현장으로 달려가는 것 역시 이들의 일이다.
장 팀장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 30분으로 정해진 근무 시간을 지키려 노력하지만, 공사나 행사 일정으로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며 “이른 아침부터 저녁 늦게까지 일하거나 주말에 출근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30분 가량의 짧은 인터뷰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단과대학의 검수 요청과 비품 문의 전화가 잇따라 걸려 와 자리를 비우기 일쑤였다.

▲지난달 31일 최종 검수 이후 강의실의 모습이다. (사진=김수인 기자)
공간과 마음을 잇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땀 흘리는 이들은 비단 공사 현장에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창고를 지키며 현장 지원을 도맡는 관재팀 임경열 계장은 각종 행사에 필요한 집기를 지원하는 것은 물론, 비품의 수거와 보관까지 담당한다.
임 계장은 가장 힘든 작업으로 불용 의약품 냉장고 회수를 꼽았다. 위험한 약품이나 실험 장비가 남아 있을 수 있어 안전에 대한 부담감이 유독 크기 때문이다. 학교에서 고장난 부품을 교체해주거나, 행사나 실험에 필요한 물품을 제공하는 것도 이들의 몫이다. 임 계장은 “행사 준비를 할 때에도 비품 처리와 관련한 연락이 끊기지 않는다”며 분주한 현장 상황을 전했다.
몸은 고되고 일정은 쉴 틈 없이 흘러가지만, 관재팀원들이 손에서 장비와 관련 서류를 놓지 않는 이유는 분명하다. 고된 순간 뒤에 찾아오는 보람 때문이다. 장 팀장은 “검수를 마치고 공사가 완료되었을 때 학생들이 이를 이용하는 상상을 할 때 가장 보람있다”며 “학생들이 기쁘게 이용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임 계장 역시 “학생들 행사에 필요한 무거운 책상을 옮겨줬었는데, 한 학생이 남아서 비타민음료를 주며 감사하다고 하더라”고 회상했다.
청운관에는 새 학기 시작과 함께 새 책상과 의자가 자리를 잡고 학생들을 맞이했다. 학생들에게는 그저 새롭게 단장된 강의실로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안에는 수없이 현장을 오가며 책상과 의자 하나하나를 세심하게 살폈던 관재팀의 시간이 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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