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공터화된 대운동장, 예산문제로 제 역할 못해
천연잔디 구장인 국제캠 대운동장이 관리 부족으로 황폐해졌다. 더 이상 운동장의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 (사진=최예령 기자)
국제캠 대운동장
운동장으로서 기능 잃어가
개선 시급한 상황
국제캠퍼스(국제캠) 대운동장이 운동장으로서의 기능을 잃어가고 있다. 본래 대운동장은 천연잔디 구장이었다. 천연잔디가 잘 관리되던 시절에 대운동장은 축구부의 홈 경기장이자 학교 명소로 여겨졌다. 사계절에 따라 대운동장의 변화무쌍한 모습을 사진으로 보관하는 교직원과 학생도 있었다. 그러나 현재 대운동장은 학교 명소는 커녕 운동장의 기능도 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현재 대운동장에서는 제대로 된 운동을 하기 어렵다. 운동장이 전체적으로 울퉁불퉁해 공이 제대로 굴러가지 않으며, 곳곳에 홈이 파인 탓에 부상의 위험도가 상당하다. 러닝 트랙 역시 구비돼 있지 않다. 때문에, 한때 대운동장을 홈 경기장으로 사용했던 축구부는 근처 축구장을 대관해 훈련과 경기를 진행하고 있다.
체육대학이 아닌 학생들이 대운동장을 활용하는 사례는 더욱 드물다. 생명과학대학에 재학 중인 20학번 A 씨는 “입학하고 꾸준히 학교에 있었지만, 운동장을 사용해본 기억이 한 번도 없다”며 “중고등학교 때에는 운동장에 인조잔디가 깔려 있어서 축구나 다른 운동을 편하게 할 수 있었던 것과 대비된다”고 지적했다. 덧붙여 “말처럼 쉽진 않겠지만, 인조잔디라도 깔아서 국제캠 학생들이 자유롭게 운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전했다.
현재 국제캠에 속한 체육 관련 동아리는 대부분 교외 구장을 대관해 활동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제캠의 유일한 중앙 축구 동아리인 아마축구 회장 최지훈(체육학 2018) 씨는 “현재 우리 동아리는 교외 구장을 대관해 정기 운동을 진행하고 있다”며 “교통편이 불편하고, 대관비가 비싸 이는 동아리원들의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또 “예약제로 운영되는 교외 구장은 예약 경쟁이 상당해 쉽게 운동장을 빌릴 수도 없는 상황”이라며 교외대관의 불편함을 토로했다.
천연 잔디 관리에
적지 않은 예산 투입돼
관리 힘들어
운동장이 운동장 기능을 잃게 된 근본 원인은 천연잔디 구장이라는 점이다. 천연잔디 구장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적지않은 예산이 투입된다. 천연잔디 특성상 잔디가 쉽게 파이기 때문이다. 체육시설관리단 관계자에 따르면, 천연잔디를 관리하던 과거에는 연간 7천만 원 정도의 관리비를 투입했다고 한다.
이에 천연잔디를 예전처럼 관리할 경우 체육대학을 제외한 학생들은 운동장 사용을 제한받게 된다. 체육시설관리단 관계자는 “잔디가 파이면 관리가 더욱 힘들어지기에, 체육대학에서 가드를 치며 대운동장을 관리했다”며 “막대한 예산을 들여서 관리하더라도, 일반 학생들이 운동장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없다면 누구를 위한 관리인가에 대한 의문이 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이유로 천연잔디 관리가 중단됐고, 대운동장은 점차 황폐해졌다.
그럼에도 체육대학과 체육시설관리단은 대운동장 개선을 위해 지난 몇 년간 꾸준히 노력해왔다. 천연잔디 관리, 인조잔디 구장으로의 전환, 풋살장과 관중석 개설 등 대대적인 변화를 계획한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계획은 여러 가지 장벽 앞에서 실현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역시 예산상의 문제가 가장 큰 이유다. 체육시설관리단 관계자 B 씨는 “체육대학 사업 중 하나로 대운동장 보수 및 개선을 몇 년 동안 노력했지만, 학교 본부의 예산 문제로 진전이 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B 씨는 “체육대학 예산으로 진행할 경우, 관리 주체가 체육대학이 될 수 있기에 일반 학생들이 마음대로 와서 사용하기 어렵다”며 “체육대학이 수업 장소로 활용해야 하기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이에 체육대학과 체육시설관리단은 BTO(민간 투자 사업)와 용인시 지원을 통해 예산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했으나 결국 성사되지 못했다. B 씨는 “BTO 사업을 하겠다는 주체들도 있었다. 따라서 운영권을 (그들에게) 몇 년 주고 그 후에는 수업이나 학교 구성원들이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하는 등의 계획도 세웠지만, 감사 관련 문제를 포함한 여러 이유로 본부 측 승인을 받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또 "용인대나 명지대의 경우, 지역사회를 위해 운동장을 활용해달라는 조건 아래, 용인시의 지원을 받았고 운동장을 새로 개설했다"며 "우리학교도 용인시의 지원을 받기 위해 노력했지만, 지원 금액이 불충분해 준비했던 계획은 무산됐다"고 전했다.
최희섭 행·재정 부총장 또한 “비용상의 문제가 운동장 개선의 걸림돌로 작용했다”며 “인조잔디를 설치하는 게 좋겠다는 의견이 있어 알아봤더니 생각보다 비용이 많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유지보수 비용이 상당 부분 소모되며 몇 년 쓰면 교체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최 부총장은 대운동장 문제해결을 위해 스포츠 사업단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 부총장은 “학교가 몇십억을 투자해서 잔디를 깔고 체육시설을 개선할 만한 여건이 안되기에 대운동장 개선과 관련해 BTO 사업 등 여러 논의를 진행했다. 그러던 차에 체육대학에 능력 있는 동문이 많고, 좋은 인력을 갖고 있기에 학교 기업으로 스포츠 사업단을 만들자는 얘기가 나왔다”고 말했다. 최 부총장은 “우리학교 기업으로 스포츠 사업단이 만들어진다면, 그 기업을 학교가 관리할 수 있기에 여러 장점이 있다”며 “스포츠 사업단을 통해 재원을 확보하고 운동장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표했다.
다만 최 부총장은 “해당 스포츠 사업단 계획은 시간이 걸리는 사업”이라며 “학생들이 ‘당장 불편하다’라는 것을 생각하면 마음이 좋지 않지만, 투입되는 금액의 크기에 관련해서 확답을 줄 수는 없다”고 현 상황을 전했다. 그러면서도 “스포츠 사업단 계획은 추진 중이고, 잘 될 것이라고 본다”고 전했다.
대운동장 개선
새로운 학생문화 형성 위한
중요한 발걸음
한편, 국제캠 주변의 주요 대학인 ▲단국대(죽전캠) ▲명지대(자연캠) ▲성균관대(자연과학캠) ▲아주대 ▲용인대 ▲한국외대(글로벌캠) 중 잔디 구장을 관리 및 사용하지 않는 학교는 우리학교 국제캠뿐이었다. 잔디 구장을 사용하는 타 대학은 학내 체육 행사에 대운동장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학교 공식 홍보영상에 대운동장이 등장하는 등 학교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은 사례도 있었다.
대운동장에 인조잔디가 구비 된 아주대의 경우, 정기적으로 대학 축구 U리그가 개최된다. 아주대 축구부는 아주대 대운동장을 홈경기장으로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U리그 경기가 있는 저녁이면 대운동장은 자교 축구부를 응원하는 인파로 북적인다. 아주대는 한 경기 최대 2016년 1124명, 2017년 1753명, 2018년 2013명, 2019년 2000명 이상이 대운동장에서 열린 U리그 홈경기를 관람했다. 특히 2018년도에는 5000명 이상의 누적 관중으로 전국 89개의 팀 중 가장 많은 홈경기 관람 인원수를 기록했다.
아주대 총학생회 공식 SNS 계정에는 홈경기 일정이 공지돼 있으며 홈경기가 있는 날 ▲무료 음료와 간식 제공 ▲축구부 오프라인 팝업스토어 ▲경품 추첨 등 다양한 행사가 진행되기도 한다. 대운동장에서 열리는 ‘U리그 홈경기’ 관람이 아주대만의 문화로 자리 잡은 것이다. 국제캠 대운동장이 개선된다면, 축구부를 보유한 우리학교 역시 대운동장을 홈경기장으로 사용할 수 있으며 아주대와 같은 학생문화를 기대할 수 있다.
국제캠 주변 대학 잔디구장 관리·사용 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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