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최초의 한의사 이승민(한의학 2005) 동문
# 한국 문화를 향한 세계의 관심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로제의 ‘아파트(APT.)’는 미국 빌보드에서 10주 연속 상위권을 기록했고, ‘오징어 게임 시즌2’는 전 세계에서 4.9억 시간 동안 시청되며 공개 첫 주 기준, 가장 많이 본 콘텐츠로 선정됐다. 이렇게 한류가 세계로 뻗어나가는 가운데, 한의학의 세계화를 꿈꾸며 카타르 최초의 한의사가 된 이승민(한의학 2005) 동문을 화상으로 만나봤다.
한의학 세계화 위해
외국인 대상 연구 진행
이 동문은 포르투갈에서 유년기를 보냈다. 하지만 늘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고민하며 자랐다. 안정을 추구하기보다 도전을 택했던 그는 우리학교 한의학과에 입학하며 한의학 세계화를 목표로 삼았다. “안정적인 국내 한의사도 좋지만 매일 새로운 도전이 생기는 해외 한의사 생활을 더 하고 싶었어요.”
2011년 이 동문은 졸업했다. 하지만 당시 한의학은 대부분 서양 국가에서 인정받지 못했다. 조사 차원으로 방문한 미국에서 이 동문은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한의사를 마사지사 같은 직업으로 아는 분도 있었어요”
하지만 이 동문은 포기하지 않았다. 졸업 당시, 송미연(한의학) 교수가 말해준 ‘지금 꿈꾸는 게 있으면 크게 꾸라, 무조건 이루어진다’는 문장을 가슴에 새겼다. 한국으로 돌아온 이 동문은 한의학을 향한 해외 인식을 바꾸려 외국인 대상 연구를 진행했다.
여성 한의사만이
할 수 있는 것에 집중
해외 진출의 기회를 기다리던 중 이 동문에게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카타르 내 최초의 한국 병원인 코리안메디컬센터(Korean medical center, KMC)에서 한의사를 모집한다는 것이다.
“보수적인 문화일수록 여성 한의사 수요가 많아지는 것 같아요.” 이 동문은 여성 한의사로서의 장점을 카타르 생활에서 발견했다. 이슬람 국가에선 문화적, 종교적 이유로 남성 의사가 여성 환자를 진료하거나 신체를 촉진하는 데 제약이 있어 여성 한의사를 선호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체적 특징에서 오는 차이에 어려움을 느끼기도 했다. “거구의 환자를 들어 올리지 못해 치료를 어려워하던 기억이 나요.” 그럼에도 이 동문은 여성 한의사만이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늘 고민했다. 이 동문은 아이를 낳고 키우며 그 답을 얻었다. “임신과 출산, 육아를 직접 겪어본 여성 한의사들이 이 분야의 치료에 강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임신, 출산 경험이라는 강점으로 자신의 역량을 발전시켰다.
▲ 이승민 동문(사진 왼쪽에서 두번째)은 “스스로를 믿고 꿈으로 나아가세요. 그건 반드시 이뤄져요”라고 조언했다. (사진=이 동문 제공)
이 동문은 카타르에서 한의사로 지내며 매일 새로운 도전을 마주한다. 카타르에는 지방에서 염증이 발생해 통증을 일으키는 지방부종 환자가 많다고 한다. 한국에서는 잘 찾을 수 없는 질병이라 임상과 연구가 상대적으로 어렵다. 이 동문은 “교과서에서만 보던 환자를 직접 보며 치료하고 연구해요”라며 의미를 새겼다. 문화, 인종, 체질의 차이도 행복한 숙제다. “어떤 논문을 들춰봐도 안 나오는 사례들에 한의학을 적용한 뒤, 성공하면 너무 기뻐요.”
자연스레 높아진 이 동문의 인기는 다양한 분야의 치료 제안으로 증명된다. 이 동문은 “요즘은 통증 치료뿐 아니라 소화불량, 감기 치료도 부탁한다”고 말했다. 이 동문에게 해외 한의사 생활은 자신만의 임상과 연구 분야를 넓혀가는 기회이기도 했다. 그 결과, 코리안메디컬센터의 정형외과, 치과, 성형외과 등 10여 개의 진료과 중 한의학 환자 수가 톱3 안에 든다. 이 동문은 “자주 보지 못 한 한의학 ‘닥터’라는 타이틀에 환자분들이 관심을 가지세요”라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한국 출신 한의사
‘전문성’ 어필로 인식개선
타지에서 성공한 한의학 인식 개선은 우연이 아니었다. 이 동문은 연구를 진행하며 외국인이 한국 출신 한의사의 전문성과 경력을 잘 알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에 경력을 쌓아야겠다고 다짐한 이 동문은 대한여한의사회, 동의보감아카데미, 워킹맘 앤 더 시티 등 다양한 단체에서 활발히 활동했다. 이러한 열정으로 보건복지부 표창과 미래인재상을 받기도 했다.
이 동문은 우리나라의 체계적인 한의학 교육 경험 역시 해외에서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한국 한의사의 공부량, 양방 의사처럼 인턴과 레지 생활을 한다는 사실도 어필 지점이죠.” “지금 한국인의 세계적 입지는 제가 어릴 적 포르투갈에서의 겪은 차별이나 8년 전 미국 탐방에서 느꼈던 한계와 완전히 달라요.” 이 동문은 한국의 이미지가 과거와 확실히 다름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
한류의 세계화
‘나’의 세계화
우리학교 동문을 위한 조언으로 이 동문은 송 교수의 말을 다시 언급했다. 이 동문은 “저도 아직 ‘한의학의 세계화’의 길을 걷는 입장일 뿐이지만, 모두 각자의 꿈을 꾸길 바라요. 스스로를 믿고 꿈으로 나아가세요. 그건 반드시 이뤄져요.”고 말하며 꿈을 꾸는 모든 우리를 응원했다.
이 동문의 도전 성과는 한의학의 세계화 가능성을 보여주는 희망의 메시지다. 특히 자신의 한계를 강점으로 승화시켰다. 모든 발걸음이 한의학의 가치를 세계에 알리는 밑거름이 되길 바라며 앞으로의 이 동문의 도전을 응원한다.
한의대생님의 댓글
외부에서는 이렇게 열심히 하는데, 경희대 한의대는 지난해 한의학교육평가인증에서 2년짜리 조건부 인증을 받았습니다.
지방 한의대도 무난히 인증을 통과하는데 조건부 인증은 말이 안되는 것이고, 만일 이번에 인증불가 판정이 되면 폐과까지 된다고 합니다. 대학주보에서는 재발방지를 위한 취재를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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