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년 동안 20대 평균 독서량은 9.4권이었다. 13일 국가데이터처(구 통계청)의 ‘2025 사회조사’에 따르면, 이는 2011년(18.8권)의 절반 수치다. 또한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신문사 당 10,000편이 넘었던 신춘문예 응모는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하지만 여전히 책을 사랑하고, 문예창작 활동을 이어가는 학생들은 존재한다. 우리신문은 마음을 담은 글을 쓰고 있다는 <하늘새재>와 <소설창작단>을 찾았다.
“시어 하나에도 이유 있어야”
마음 나누며 시 쓴다
‘하늘을 오르는 언덕’이라는 뜻의 시 창작 학회 <하늘새재>는 30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국어국문학과 소속 학회이지만, 성악 등 다양한 전공을 가진 학생들이 모여있다. 각자 2주에 1~2개의 시를 쓰고, 격주로 열리는 세미나에선 자작시를 합평한다. 그렇게 한 해 동안 모인 시를 엮어 문집을 낸다.
항상 ‘어떻게 더 잘 전달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이들에게 합평은 소중한 시간이다. 여러 사람이 의견을 주고 받으며 퇴고하는 과정에서 혼자만의 시각으로는 보이지 않는 것들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윤서은(국어국문학 2024) 씨는 “시어 하나를 가져올 때도 이유가 있어야 한다”며 “이야기를 어떤 마음으로 썼고, 내가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이며 어떻게 표현할지를 고민하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하늘새재에게 정해진 목표가 있는 것은 아니다. 윤 차장은 “우리는 최종 목표를 향해 가는 게 아니라, 따뜻한 공동체 안에서 마음을 나누며 시를 쓰는 것뿐”이라고 설명했다.
매주 이뤄지는 합평 시간
소설을 대하는 진지한 자세
소설을 사랑하는 학생들이 모인 <소설창작단>도 있다. 시작은 90년대 문예창작 특기자 전형으로 뽑힌 국문과 학생들의 모임이었다. 문예 특기생들이 등단을 목표로 공부하던 학회였지만, 현재는 하늘새재와 비슷하게 다양한 전공을 가진 학생들이 활동 중이다. 매주 열리는 세미나에서 창작 소설을 합평하고, 이후 기성 작가들의 소설을 비평하는 시간을 가진다. 소설집도 발간한다.
합평은 그날의 작품을 쓴 ‘작가의 말’로 시작한다. 이날 김정욱(영어영문학 2022) 씨는 공모전 출품을 위해 썼던 소설 <자유는 창공에 있었나>를 가져왔다. 김 씨는 “하늘이 원래 자유를 의미하는데 하늘에서도 제약이 있다면 어떨까 하는 상상을 하면서 진정한 자유란 무엇인가에 대한 생각으로 소설을 썼다”고 운을 뗐다. 이어 돌아가면서 각자 소설을 읽고 느낀 점을 작가에게 전한다. ‘완결성 있게 느껴졌다’는 호평부터, ‘대화가 이 정도로 친절할 필요가 있었나’하는 자유로운 비평도 아끼지 않는 모습이었다.
서덕순(소설창작) 교수도 합평 시간에 참여한다. 서 교수는 작가에게 개연성에 대한 질문을 하며 “내 소설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은 것이 있으면 안 된다”는 조언을 건넸다. 김 씨는 “창작이라는 개념을 접한 이후, 가치관과 영혼을 세상에 영원히 남길 수 있다는 특성에 매력을 느꼈다”고 말했다.

▲합평은 여러 사람이 의견을 주고 받으며 퇴고하는 과정에서 혼자만의 시각으로는 보이지 않는 것들을 발견할 수 있다. (사진=이환희 기자)
문예 창작
잊혀진 문화는 아니다
소설창작단 권기윤(국어국문학 2022) 팀장은 “소설창작단을 하면서 소설 쓰는 것뿐만 아니라 인간으로서도 발전했다고 느낀다”며 “세상을 보고 어떻게 다뤄야 할지 계속 생각하다 보니 세상을 보는 눈이 깊어졌다”고 말했다. 하늘새재 신승민(국어국문학 2024) 씨는 “시는 세상을 이해하고 바라보는 방식 중 하나”라며 “무심코 지나쳤던 주위의 표정, 말투, 분위기를 다시 돌아보게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윤 차장은 “시가 ‘지는 해’만은 아니고, 오히려 뜨고 있다”고 말했다. 비교적 짧은 형식인 시가 짧은 콘텐츠를 소비하는 시대에 맞는다는 것이다. 하늘새재 일부 회원들은 인스타그램 매거진을 운영해 3천 명이 넘는 팔로워에게 시를 보여주고 있다. 예전 같지 않을지는 몰라도, 아직 문학의 시대는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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